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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그까이거 아나토미'

마담파덩 2017. 1. 23. 01:39


한국에서 살 때, 토요판 한겨레에 열광케 하는 꼭지는 바로 김어준의 '그까이거 아나토미'였는데

우연히 그걸 온라인에서 접하고 한 십년쯤 되는 상담글들을 접하게 됐다.

당시에도 구구절절 무릎을 치는 대목들이 많았는데 새삼 봐도 그렇네.

그중 하나.


사람들이 결혼생활에서 겪는 문제의 대부분은 가족이 예의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다.

존재에 대한 예의란 게 친절하고 상냥하다고 지켜지는 게 아니다. 아무리 무뚝뚝하고 불친절해도 각자에겐

고유한 삶에 대한 배타적 권리가 있으며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스스로의 자유의지로 그 경로를 최종 선택하는 것이란 걸

온전히 존중하는 것, 그게 바로 인간에 대한 예의다. 가족의 간섭과 제재는, 아니 사실은 애정까지도, 그 선을 넘어선 안 되는

법이다. 그 어떤 자격도 그 선을 넘을 권리는 없다. 가족 사이엔 아예 선이 없단 착각은 그래서 그 자체로 폭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