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나부랭이

'가족날'끝의 잡설

마담파덩 2017. 2. 21. 12:55


오늘은 family day란 간판달고 쉬는 월요일. 

캐나다엔 별게 다 있구나 했던 패밀리 데이. 이것을 가족의 날이라 해야할까 가정의 날이라 해야할까. 
한국엔 가정의 날이 있던가 없던가 가물가물. 가정의 달은 5월이고 휴일로 지정된 가정의 날은 없지 아마? 

'가족날'에 딱히 뭐 해야 한다거나 어떠해야 한다는 거 없이 지냈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 '가족날'엔 새삼스레 'sweet home'을 강화하는 그 무엇도 하지말고 차라리 그냥 각자 서로에게 아무도 아닌 존재로 지내는 날이면 어떨까 하고.
엄마도, 아빠도, 아내도,남편도, 아이도 아닌채 하루살기. 계급장 떼고 이름표 떼고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관계가 없으면 역할이 없고
역할이 없으면 요구가 없고 요구가 없으면 모든것에 감사만이 남지 않을까. 하하 '가족날'끝의 잡설. 

'family'를 말하니 언젠가 동네 챕터스 서점에 갔을 때 서가 기둥에 붙어있던 문구가 떠오른다.

Happy families are all alike. Each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Unhappy families make great stories. With apologies to Tolstoy. 

하하하 챕터스의 재치있는 유머가 그날 나의 방문을 유쾌하게 해주었는데, 그 이후로 간혹 가게 되면 오늘은 뭐가 있나 그 자리를 꼭 쳐다보지만 그후론 내내 'Fiction'만 적혀있을 뿐. 

happy family 건 unhappy family건 경제적으로 쪼들리건 환자가 있어 근심이 있건, 구성원중 웬수가 하나 있건 어쩌건, 보기 드물게 3대가 함께 살건, 달랑 한 사람이 살건, 엄마나 아빠만 있건, 할머니나 할아버지와 손자손녀만이 살건, 여자와 여자가 혹은 남자와 남자가 커플이건, 등등등 모든 가정안에 작으나마 나름의 행복꺼리는 간직하고 있기를... 

P.S. 위의 말은 톨스토이 작품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