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힘
하루 또 하루
마담파덩
2017. 12. 30. 00:54
내가 요즘 우울모드였던 이유를 짐작했다.
그냥 하루에 이은 새 날이 이어지는 일상이었으면 괜찮았을텐데
해의 구분이 그 이유였던 것 같다.
그냥 한 해가 끝나고 다른 새 해가 시작된다라는 구분이 묵은 감상을 들춰내는거지.
그냥 평범한 나날이었으면 나는 그날 그날 해야할 일들을 하고 느낌들을 느끼고 생각들을 생각했을뿐.
공연히 인위적인 해의 마무리와 해 맞이가 총체적인 현재의 '나'를 보게되면서 아, 넘 남루한거 아니야?
하는 자기연민에 빠진듯.
그또한 내가 만들어낸 허상이지. 나는 그대로의 나.
그러게 뭘 한번에 몰아서 느끼고 몰아서 생각하면 감당이 안된다니까.
조금씩 조금씩 시간과 함께 살곰살곰 흘려가며 느끼고 생각하고 가만가만 움직여야해.
나의 용량이 그리 크지않으므로.
어제밤 인터스텔라를 다시보았다. 2년전 극장에서 보았을때 대체 뭐라는 이야기야 하는 깜깜이 떠오르며
긴장마저 되었지만 이번엔 조금씩 다가오는 뭔가가 있었다. 전부는 아니지만.
그냥 내게 다가오는 소중한 느낌은, 시간과 공간.
결국 인간은 사랑하는 존재들과 시간과 공간을 함께하는 것.
함께있음.
또다른 주관적 해석으론 우주적 한 존재인 나역시 나의 시간과 공간을 갖는 존재란 것.
그 둘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는 것. 휘리릭 지나가버려 끝나버리게 할 수 없다는 것.
무슨 족적을 남기는 그런게 아니라 도장찍듯 틀림없이 하루를 살고 또 그다음날을 살고
그렇게 지나가야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