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힘

거리를 두는 연습

마담파덩 2015. 10. 25. 22:26


일요일 아침, 늦잠대신 일찍 일어나 방해받지 않은 시간을 갖기로 하고 일어나 앉아 한가롭게 인터넷 서핑을 시작한다. 

이런거 좀 안할수록 좋은거 알지만 오늘은 일요일이니까 느슨하게...간만에 일하지 않는 일요일 아닌가. 

인터넷의 바다엔 신해철 얘기가 많네. 어느새 1주기가 되었나. 오랜만의 그의 노래를 들으며 yes24에 들어가본다. 

공지영의 '딸에게 주는 레시피'를 살펴보는데, 요즘의 내 마음에 확 와닿는 대목이 있어 옮겨적고 소리내어 5번 읽다. 


연습을 해야 해. 거리를 두는 연습. 침묵하고 말을 적게 하고 정서적으로 훌쩍 거리를 두어야 한단다. 지금 엄마는 가끔 버릇없이 구는 내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어려운 일이야. 그러나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 만일 하지 않으면 그들은 한없이 고약해진단다. 우리가 그걸 허용하고 방치하고 심지어 조장한다는 죄를 깨달아야 한다는 거다. 


사람간에 마주서서 대화를 나눌때도 personal space가 있듯이 무형의 'emotional space'가 필요하지 않을까. 

연습하자. 거리를 두는 연습. 정서적으로 훌쩍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하자. 지금 나는 줄곧 감정적으로 집요한 내 엄마에게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 만일 하지 않으면, 어느 정도 포기시키지 않으면 한없이 집착하게 될지도 모룬다. 

어저면 내가 그걸 허용하고 방치하고 기대하게 만듦으로써 조장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