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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하는 사치

마담파덩 2015. 10. 8. 02:44


쇼핑이 즐거운 건 내게 참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데 오늘 정말 정말 오랜만의 쇼핑은 참으로 즐거웁던걸. 

온타리오 서비스에 들러 번호판에 붙일 스티커를 받으러 갔다가 오너쉽 카드가 없어서 그냥 나와서 향한 곳은 Jcobs. 

거긴 괜히 별천지처럼 인식하지만 뭐 그러랴. 암튼 내겐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곳이다. 

달라라마에 들러 고무장갑이랑 기타 자질부리한 물건들을 사고 아울렛에 갔다. 작정하고 나도 살림살이좀 개비해보자! 하고 나선곳. 

결혼할 때 냄비며 그릇들을 샀으니 얼마만인게냐. 한국에서 10여년동안도 이거면 됐어 살림꾼도 아닌 주제에..하며 나를 억눌러왔고

캐나다에선 더 있어봤자 활용이나 하나 뭐? 하며 애써 외면해왔지. 그랬더니 요즘들어 살림살이란것이 왜이리 어설프게 보이는지. 

노총각 자취살림보다 못한 것이... 해서 작심했다. 새로 얻은 직장 첫 페이를 받으면 우리집 주부에게 한턱 쏘기로. 혼자서 통반장 다해먹는 노릇이지만... 9pc짜리 셋트로 반짝반짝한 냄비, 팬, 스팀기 세트를 장만하다니. 내가! 살림젬병인 내가! 

쇼핑을 할때 한편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이유는, 보면 좋은거 누가 모르나 하지만 썩 필요한 건 아니라는 이성과 욕망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동시에 피로감이 엄습하는게 내 쇼핑 패턴이다. 그래서 별로 즐기지 않았지만 오늘은 다르다. 

필요가 절박한 타이밍에 내 스스로 허용한 범위가 널럴했기에 맘놓고 '질러 질러...' 

어쩜 그리 아기자기한 살림도구들이 많은지...살림 즐기고 요리 즐기는 여인들은 살맛나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