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읽으리 18

이중언어의 기쁨과 슬픔

줄리 세디비 지음. 더 큰 문제는 이민 가족이 ‘언어 이주’를 하는 과정에서 세대 간에 적잖은 편차와 단절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어린 자녀들이 새 언어를 빨리 익히는 것과 달리 부모 세대의 학습은 더디기만 하다. 자녀들은 모국어를 잊고 부모는 새 언어에 서투르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것은 생각보다 큰 문제를 야기한다. “부모와 자녀가 한집에 살지만 서로 편한 공통의 언어가 없으면, 부모는 인생의 교훈을 전하거나 위로를 건넬 수 없고 심지어 자녀의 문제와 어려움을 세심하게 이해할 수 없다.”

민낯들 -오찬호

사회학자 오찬호를 기억해야겠다.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내 관심과 의문의 축과 상당부분 겹치는 저자임을 발견했다. 『민낯들』은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선언이 말뿐인 사회를 잠시 멈춰 세운다. 사회학자인 오찬호는 때마다 선언을 반복하면서 아픔을 소비하고 흘려버리는 우리의 민낯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사회가 원망스러운데, 딱 거기까지”이고, “안타까운데, 딱 거기까지”에 그치는 무신경함에 막막함과 좌절감이 교차하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우물쭈물 아픔을 흘려보내는 사이, 거친 혐오와 편견의 언어가 파고드는 모습이 저자의 눈에 포착된다. “그것만 중요해?” “왜 나쁜 것만 말해?” “좀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안 될까?” “너만 힘들어? 유난 떨지 마.” “자기 업보지 뭐….” 사람들은 손쉽게 분노하고 언제 그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