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525) 썸네일형 리스트형 [김도훈의 엑스레이] [135] 예쁜 말로 포장한 불행 김도훈 문화칼럼니스트입력 2026.08.25. 23:36 요즘은 영 빛을 못 받고 있다. 프리랜서라서다. 거의 집에서 일을 하다 보니 생긴 일이다. 빛을 못 쬐면 비타민D 합성이 줄어든다. 뼈와 근육에 문제가 생긴다. 비타민D 영양제를 열심히 먹는다. 별 소용 없겠지만 마음은 좀 편하다.빛을 못 쬐는 사람이 또 있다. 히키코모리(ひきこもり)다. 사회와 단절된 청년들을 일컫는 일본말이다. 일본과 한국은 참 다른 데도 닮은 데가 많다. 현해탄 건너 유행하는 사회문제는 몇 년 뒤 꼭 여기서도 유행한다. 한국서 ‘왕따’가 된 ‘이지메(いじめ)’가 대표적이다.히키코모리도 한국말을 찾았다. 고립·은둔 청년이다. 긍정적으로 대체할 말을 찾다 보니 만든 단어다. 그것도 부정적으로 느껴진 모양이다. 경기도는 이 단어도 .. 한국과 영국,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 다르다[김성수의 영국이야기] 학벌은 이력서에, 위트는 마음에 김성수 저자 | 기사입력 2026.08.01. 07:27:24 한국사람 둘이 처음 만나면 삼 분 안에 서로의 이력서를 다 캔다. 나이가 몇 살인지, 어느 학교 나왔는지, 어디 사는지, 연봉이 얼마인지, 심지어 부모님 직업까지 훑고 지나간다. 마치 파출서 취조실에 앉은 기분이다.반면 영국사람 둘이 처음 만나면 삼십 분 동안 날씨 얘기만 한다. "오늘 좀 흐리죠?" "그러게요, 어제보다는 낫네요." 이런 대화를 무려 다섯 번쯤 반복한다. 그러다 마지막에 겨우 좋아하는 축구팀 하나 물어보면 그게 이 나라 최대치 친밀감이다.두 나라 다 이상하긴 마찬가지지만, 적어도 영국 쪽은 사람 자존심은 안 건드린다. 한국식 대화는 상대의 서열을 확인하는 취조고, 영국식 대화는 상대의 기분을 다치지 않게 빙빙 도는 왈츠.. '신상'이 곧 삶의 질일까 흔히 '삶의 질'을 말한다. 그런데 삶의 질이란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그것을 말하기는 쉬울까. 그것또한 간단히 답하기 어려울듯하다. 우선, 인간으로서 의식주가 해결되고, 이동이나 용변 처리를 비롯한 개인 위생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정도가 1차적인 삶의 질의 확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보편적인 조건을 충족하고 난 다음에는 천차만별. 개인의 욕구나 욕망, 취향, 성향, 가치관 등에 따라 정의나 기준이 달라질 것이다. 나는 평소 어줍지않은 개똥철학도 못되는 나만의 구호가 있다. '제품이 우리를 구원하지 않는다'라는. 세상의, 아니 기업들의 모토와는 매우 상반되는 주장일 것이다. 이런 문제에는 이런 물건, 이런 고민에는 저런 물건 하는 식으로 해법을 제시하듯 쏟아져 나..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이들에게[오찬호의 틈새] 일베를 식별하면, 일베는 사라질까?오찬호 작가 | 기사입력 2026.07.29. 09:21:01 강연 후 단체사진을 찍을 때가 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다양한 동작을 요구한다. 예전에는 치즈나 김치라고 말하라는 게 전부였는데 이제는 손 모양이 많다. 브이는 고전적인 동작이고, 검지와 엄지를 교차시키는 하트도 식상하다. 그래서 이것저것 요구를 하는데, 나는 하나도 못 알아듣는다. 제대로 하는지도 걱정이고, 혹시나 오해받을까 봐 두렵다. 손가락 모양을 식별하며 난리 치지 않았던가.집게손은 남성 혐오를 상징한다며 으르렁으르렁 거리더니 기업의 사과까지 이끌어 낸 사례가 몇 번이나 있었다. 하트 모양을 처음 흉내 낼 때 나도 오해를 받았다. 당연히 양손의 엄지와 검지를 적당히 구부려 접촉하는 전통적 하트를 생각했는데, 다들 한 손으로 하고 있지 않은가. 부랴부랴 따라 했는데 그게 집게손 비슷했나 보다. 누.. 나랏돈으로 떠난 김상병의 해외휴가 대한항공 KE77. 아들 녀석이 좀전 탑승하게 된다고 알려준 인천발 캐나다행 비행기다. 녀석은 1년 전 오늘, 군에 입대했다. 캐나다에 살고 있다가 논산 육군 훈련소에 입소했다. 몇 십년 전 어미가 소싯적 동년배 남자애들(?)에게서 많이 듣던 그 논산으로 내 아들이 떠났다. 남들이 많이 그러하듯 제 어미가 따라가서 눈물의 배웅도 하지 못한 가운데. 머리 빡빡 민 모습을 카톡창 네모속에서 낯설게 바라보며 가슴 미어졌던 날. 그 더워 보이던 날에 말이다. 녀석이 자원입대의 뜻을 밝혔을 때 나는 못마땅했고 반대도 했었다. 아들 군대 안보내려 이민을 온 것도 아니고 한국에 있었다면 편법을 쓰면서까지 기피하려 애쓰지는 분명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필수가 아닌 처지에서 굳이 자원을 해서 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 부끄러움 아닌 부끄러움 냉장고에 여백의 미가 유난히 두드러진 어느날, 나는 장을 보러 갔다. 먹을거리들을 카트에 주워담고 밖으로 나와 주차해둔 차앞에 섰다. 카트를.잡고 있던 손을 잠시 놓고 차 키를 작동했다. 순간 카트가 움직이면서 경사 진 곳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카트가 향하고 있는 곳엔 주차된 차들이 가지런히 있었다. 그 사실을 지각하는 순간, 나의 뇌는 단 몇 초후에 일어날 일을 예측했고 동시에 나의 모든 운동신경에 명령했다. 카트를 사수하라! 카트를 멈춰세워라! 굴러내려가는 카트가 아무 인연없는 차들을 들이박는 충돌을 막아야 했기에 내겐 극도로 농축된 고단위의 절박함만이 있었다. 내 몸통에 붙은 수족이 내 것이 아닌 것같은 이상감각을 느낄정도로 최대한 빨리 카트를 쫓아가는 단 몇 초동안에 초집중의 결과 무아의 지경.. 레이디 퍼스트? 나는 '레이디'란 말이 참 좋다. 레이디는 원래는 성별을 나타내주는 말이 아니라 신분을 나타내는 말이었던 것 같다. 영국 귀족사회가 배경인 영국 드라마들을 보니 그랬다. 레이디 누구누구 하는 식으로 이름앞에 붙여서. 나 어릴 적 월간으로 발행되는 무지 두꺼운 잡지 이름에도 즐겨 쓰이곤 했다. '레이디 경향''영레이디' 등. (레이디 경향은 지금도 있는듯.) 레이디~ 하고 시작하는 유명한 팝송 케니 로저스가 부른 '레이디'가 있다. 그런가 하면 '레이디 인 레드'도 가끔 찾아 듣는다. 레이디 하니 떠오르는 코미디언이 있다. '숭그리당당' 춤으로 유명한 김정렬이 나비 넥타이 맨 정장 차림으로 폼잡고 연설을 하는데 '레이디이신 젠틀맨(ladies and gentlmen)' 하는 장면. 재력과 지위를 내서운 .. 원조와 비원조 사이 장충동 족발을 아시는지.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나로선 알 수 없는 일인데, 장충동은 족발이 유명한 동네였다. 나는 그 일대에 가면 족발보다 재밌었던게 간판에 적힌 '원조'였다. 상호에 원조를 붙이지 않고선 구청에서 영업허가를 받을 수 없기라도 하듯 원조 아닌 곳이 없는 곳. 진짜 원조, 할머니 원조, 원조의 원조라는 간판 등이 아직도 기억난다. 왜 그렇게 서로 원조를 내세울까. 원조라면 손님 입장에서도 믿어주니까 그럴 것이다. 원래의 것을 베껴서 만드는 유사품, 다른 말로 '짝퉁'도 있지만, 개선하고 좋은 것을 얹어 더 좋은 것으로 거듭날 수도 있을터이다. 최근 기사를 하나 보았는데, 캐나다에서 건너간 팀홀튼에 관한 것이었다. 나는 캐나다에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무엇이 캐나다에서 어쨌다는 소.. 이전 1 2 3 4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