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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카보다 법카 해외에 살다보면 이상하게도 별 것도 아닌 음식들이 추억과 향수가 배인 그리움으로 다가와 당기기 마련이다. 짜장면, 떡볶이, 붕어빵 이런 것들. 요즘 떡볶이나 붕어빵은 브랜드화 되는듯해서 더이상 내 추억과 향수와는 모양새가 많이 달라져 있더라만. 한국 영화중 경찰이 나온다면 예외없이 등장하는 것이 있다. 짜장면. 배달되어 온 것이거나 입구에 발이 내려진 옛날식 중국집에서 짜장면 먹는 장면 말이다. 아이들과 함께 외식 메뉴로서 짜장면이 합의되어 어쩌다 먹게 될 때, 나의 객적은 제안이 빠지지 않는다. "우리, 영화에서 경찰들 먹는 식으로 먹어보자!" 이렇게 말하면 무슨 말인지 다 알아듣고 다같이 웃게된다. 짜장면에 덮힌 랩을 벗겨내고 대충 비빈다음 나무 젓가락으로 그릇에 담긴 모든 면발을 한 번에 다 들..
당신은 OO하는 사람입니까 아포칼립스 이후의 세계가 배경인 영화 '더 로드'는 참으로 보기 힘든 영화다. 문명과 사회가 붕괴되고 이어 인간성마저 실종된 세상. 굶주림에 내몰린 나머지 인육을 먹는 인간이 등장하게 된 세상은 상상만으로 고통스러워진다. 아빠와 어린 아들이 살기 위해 끝없이 이동을 하면서 낯선 사람을 만나면 경계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어린 아들은 낯선 이에게 이렇게 묻곤 한다. "당신은 사람을 먹는 사람인가요?" 사실 대사를 그대로 옮기면 '당신은 사람을 먹나요?'이다. 모르는 사람이 일단 어느 부류에 드는지 아는 일이 내 생존을 결정하기에 'oo하는 사람'으로 설정하고 그에 속하는지 아닌지부터 간단히 분류하는 의미라 나는 이렇게 옮긴다. 사람들은 흔히 애써 강변할 때가 있지 않은가.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기도할 수 있는 인간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과학문명이 이전 세상에 비해 극도로 발달된 세상에 그로 인한 첨단 제품들이 일상화된 세상이다.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이란 기술이 인간을 초월해서 오히려 인간을 위협할 것이 우려되는 세상 아닌가. 그럼에도 무속에 심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게되었을 때 놀라웠고 그만큼 요지경속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오래도록 인류의 삶의 큰 중심이어왔던 종교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종교를 일컬어 인간성을 오히려 해치는 악이라 규정하는 생각이 존재한적도 있었던 한편, 그것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도 많았었고 그것을 앞세워 일으키는 종교간 전쟁또한 많았었다. 최근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접했는데, 이름하여 '가나안 신도'에 대한 것. 기독교인이지만 교회에..
닥치고 높이는 슬기로운 언어생활? 나는 물론 잘 알고있다. 언어는 변한다는 것을. 특정언어의 사용지인 '본토'에서 대세가 그러하면 인정해야 한다는 것도. 해외에서 사는 처지에 요즘 한국어가 맞니 틀리니 말 많을 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것도 알겠다. 그런데 아닌 건 아니지 않나. 요즘 부쩍 거슬리게 눈에 띄는 현상은 제 가족을 남에게 언급하면서조차 높여 일컫는 일이다. 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이 한국어에서 어려운 점이 높임말이라고 들은적이 있다. 어려움이란 높임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어떤 데는 높이고 어떤 데는 그렇지 않은 것이 아닐까. 그런데 요즘 한국어 '네이티브'들조차 이 문제가 어려워 보이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그 처음은 한 블로그의 글에서였다. 맛있는 음식점이나 까페같은 곳을 소개하는 블로그였는데 본인의 아내를 ..
[김도훈의 엑스레이] [135] 예쁜 말로 포장한 불행 김도훈 문화칼럼니스트입력 2026.08.25. 23:36 요즘은 영 빛을 못 받고 있다. 프리랜서라서다. 거의 집에서 일을 하다 보니 생긴 일이다. 빛을 못 쬐면 비타민D 합성이 줄어든다. 뼈와 근육에 문제가 생긴다. 비타민D 영양제를 열심히 먹는다. 별 소용 없겠지만 마음은 좀 편하다.빛을 못 쬐는 사람이 또 있다. 히키코모리(ひきこもり)다. 사회와 단절된 청년들을 일컫는 일본말이다. 일본과 한국은 참 다른 데도 닮은 데가 많다. 현해탄 건너 유행하는 사회문제는 몇 년 뒤 꼭 여기서도 유행한다. 한국서 ‘왕따’가 된 ‘이지메(いじめ)’가 대표적이다.히키코모리도 한국말을 찾았다. 고립·은둔 청년이다. 긍정적으로 대체할 말을 찾다 보니 만든 단어다. 그것도 부정적으로 느껴진 모양이다. 경기도는 이 단어도 ..
한국과 영국,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 다르다[김성수의 영국이야기] 학벌은 이력서에, 위트는 마음에 김성수 저자 | 기사입력 2026.08.01. 07:27:24 한국사람 둘이 처음 만나면 삼 분 안에 서로의 이력서를 다 캔다. 나이가 몇 살인지, 어느 학교 나왔는지, 어디 사는지, 연봉이 얼마인지, 심지어 부모님 직업까지 훑고 지나간다. 마치 파출서 취조실에 앉은 기분이다.반면 영국사람 둘이 처음 만나면 삼십 분 동안 날씨 얘기만 한다. "오늘 좀 흐리죠?" "그러게요, 어제보다는 낫네요." 이런 대화를 무려 다섯 번쯤 반복한다. 그러다 마지막에 겨우 좋아하는 축구팀 하나 물어보면 그게 이 나라 최대치 친밀감이다.두 나라 다 이상하긴 마찬가지지만, 적어도 영국 쪽은 사람 자존심은 안 건드린다. 한국식 대화는 상대의 서열을 확인하는 취조고, 영국식 대화는 상대의 기분을 다치지 않게 빙빙 도는 왈츠..
'신상'이 곧 삶의 질일까 흔히 '삶의 질'을 말한다. 그런데 삶의 질이란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그것을 말하기는 쉬울까. 그것또한 간단히 답하기 어려울듯하다. 우선, 인간으로서 의식주가 해결되고, 이동이나 용변 처리를 비롯한 개인 위생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정도가 1차적인 삶의 질의 확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보편적인 조건을 충족하고 난 다음에는 천차만별. 개인의 욕구나 욕망, 취향, 성향, 가치관 등에 따라 정의나 기준이 달라질 것이다. 나는 평소 어줍지않은 개똥철학도 못되는 나만의 구호가 있다. '제품이 우리를 구원하지 않는다'라는. 세상의, 아니 기업들의 모토와는 매우 상반되는 주장일 것이다. 이런 문제에는 이런 물건, 이런 고민에는 저런 물건 하는 식으로 해법을 제시하듯 쏟아져..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이들에게[오찬호의 틈새] 일베를 식별하면, 일베는 사라질까?오찬호 작가 | 기사입력 2026.07.29. 09:21:01 강연 후 단체사진을 찍을 때가 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다양한 동작을 요구한다. 예전에는 치즈나 김치라고 말하라는 게 전부였는데 이제는 손 모양이 많다. 브이는 고전적인 동작이고, 검지와 엄지를 교차시키는 하트도 식상하다. 그래서 이것저것 요구를 하는데, 나는 하나도 못 알아듣는다. 제대로 하는지도 걱정이고, 혹시나 오해받을까 봐 두렵다. 손가락 모양을 식별하며 난리 치지 않았던가.집게손은 남성 혐오를 상징한다며 으르렁으르렁 거리더니 기업의 사과까지 이끌어 낸 사례가 몇 번이나 있었다. 하트 모양을 처음 흉내 낼 때 나도 오해를 받았다. 당연히 양손의 엄지와 검지를 적당히 구부려 접촉하는 전통적 하트를 생각했는데, 다들 한 손으로 하고 있지 않은가. 부랴부랴 따라 했는데 그게 집게손 비슷했나 보다.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