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싶은데 배송비 생각에 몇 번을 망설이다 질렀던 '어머니를 떠나기에 좋은 나이'가 이 먼 곳까지 날아와 주었다. Yes24.com이란 포장도 와락 반가울 만큼 난 요새 부쩍 외로움을 타고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주문후 며칠만에 빠르게 내게 왔다. 우체국 택배보단 DHL이 훨 낫네. 값도 싸고 더 빠른...
오늘 학교를 다녀오니 책이 와 있어서 얼마나 기쁘던지. 역시 내가 내게 하는 일만이 확실하다...하는 깨달음. 다른 사람과의 관계라는 건 약속도 안지키는 일도 허다한데다 나를 위해 마음을 써주길 은근히 기대하는 일따위 얼마나 허망한가.
이 책을 그렇게 읽고싶었던 이유, 제목에 남달리 끌려서인데 마치 불온서적이라도 읽는 사람 마냥 은밀했다. 단숨에 읽어치우고 마음에 남는 구절.
그래도 만약 누군가가 내 인생에서 마흔아홉 살은 어떤 의미의 나이였느냐고 물어봐준다면, 나는 마흔아홉 살은 내 마음속의 어머니를 비로소 버릴 수 있었던 나이였다고 대답해줄 것 같다.
레몬을 넣은 얼음물을 마시며 음... 잔잔하게 좋은걸 하고 있는데 카톡이 왔다. 엄마가 보낸 책이 수취인 부재로 우체국에 보관중이라는 메세지를 받았다는. 역시 불순한(?) 책이 동시에 왔네. 저자가 엄마 생각을 가슴 저리게 한 부분을 내가 읽고서 강력히 느낀 바 있기를 바라는 엄마의 불순한(?) 의도를 얹어 그 또한 멀리 태평양을 건너온 책.
참, 이상한 인연의 갈림길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