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힘

세월

마담파덩 2015. 12. 21. 04:20


오래전 틈틈이 찍어둔 캠코더가 고장이 나버려 테이프들이 전혀 쓸모가 없게 돼버린 상태로 몇 년 째 방치되어 있었다. 

sony 제품이긴 하지만 여기 어디에서 고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요즘 아나로스 캠코더는 구닥다리가 된지도 오래고 하여 

플레이어는 포기하고 테이프만 건지기로 했다. 몇 개씩 디지털로 전환하는 작업. 

뭐가 찍혀져 있는지 짐작조차 못한 상태에서 작업이 완료되었고 어제 그리 꿀꿀한 기분속에 온 가족이 둘어앉았다. 

10년 전 아이들 모습. 지금보다 앳된(?) 나의 모습. 하...그 세월이 어떻게 흘러 어디로 간건지. 

그 귀여운 아이들은 어디로 사라진건 아니고 모습이 변하여 내 옆에 간혹 속을 썩이며 아직은 붙어있는거네. 

고 정도 아기들을 둔 엄마들은 행복하기만 할 것 같은데 나도 그러했고 주변을 봐도 참 몸도 맘도 힘든 경우를 본다. 

지나고 보니 알겠네. 얼마나 금쪽 같은 시간들임을. 

아직 말이 안되는 젠의 바디랭귀지로 화면에 대고 진술하는 엄마의 만행. 엄마가 엉덩이를 찰싹 해서 앤나가 잉잉잉 했다는... 

하하하 그런 보물들이 내게서 나와서 내손에서 커서 지금 속을 썩이고 있구나... 

그런 아이들도 나로부터 행복한 순간도 있었을테고 또 나로부터 부당하게 어린 시절의 인권도 뺴앗기는 순간도 있었지 않았을까. 

난 특별히 한거 없는거 같은데 나로부터 모국어를 배우고 지금은 또 다른 언어를 배우며 살고 있는 아이들. 

10살 어린 나도 어렸던거지. 부족함이 지금보다 더 많았던거지. 반짝반짝 별같이 빛나는 천사들 옆에서 더불어 빛날 수도 있었지만

그 시절 나는 또 남달리 힘들었지. 유별나고도 유별난 시모로 인해 미쳐버리지 않은게 용한 상황에서 내 아이들이 피해를 본건 

순전히 내 불찰이다. 샘은 그 피해자인지 모른다. 어제 보니 그런 아기인데 뭐 야단칠일이 있다고... 지금 속썩이는거 

과보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가 참회하고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주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 세월을 뒤로 하고 훌쩍 이 멀리 떠나와 있는 지금, 앞으로 10년 지난 후 지금에서 회한이 남을 짓은 하지말아야지. 

10년 후 지금 내 모습을 대한다면 지금이 또 '앳된' 때이리라. 힘내자! 늙게 살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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