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나부랭이

'Mother's day'의 원대한 포부

마담파덩 2016. 5. 9. 08:36


5월 둘째주 일요일에 있는 캐나다의 Mother's day와 5월8일 한국의 어버이날이 묘하게 겹치는 올해, 

나는 어머니로서의 나를 생각해보았다. 아직은 '어머니'라기보다 '엄마'인 나를. 

이제는 생존본능으로 불리기보다 요구를 담은 불리움이 많은 '엄마'시기를 지나고 있는 중이다. 

먹을거 없냐고 부를 때, 데려다 달라고 또는 데리러 와달라고 요청받을 때 주로 의미스럽게 소용되는 이름으로서의.  

매번 어버이날이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노래 '어머니 마음'을 흥얼거리다 정확한 노랫말이 궁금해 찾아보았다. 

나실제 괴로움 다잊으시고...로 시작되는 이 노래가 3절까지 있다는 걸 처음 알게되었다. 


사람의 마음 속엔 온가지 소원 어머님의 마음 속엔 오직 한 가지 아낌없이 일생을 자식 위하여 

살과 뼈를 깎아서 바치는 마음 이 땅에 그 무엇이 거룩하리오 어머님의 사랑은 그지없어라


상징적이고 고정적인 어머니의 이미지는 상투적으로 숭고한 희생 그 자체요 견줄데 없는 사랑 그 자체인가 보지만, 

세상에 들리는 이런저런 사연들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얼마나 많은지.  

요즘은 제 아이들에게 지극정성을 쏟는 일이 욕망의 모성인지 모성의 욕망인지 모를 사례들이 드물지 않은 

현실이라...  요즘 우리사회 보편적인 고학력 엄마들의, '내 새끼주의'의 발로로서의 그악스럽고도 세련된 모성은 결국 제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는게 현실.  쉽게 말해 엄마 때문에 아픈 아이들이 많아지는 현실에 나는 오히려 눈이 간다. 

나는 어쩌다 '어머니'그룹에 속했지만 어머니라는 이유만으로 무임승차하듯 숭고한 어머니 이미지에 편승하긴 싫다. 나는 그저 두 아이들에게 어머니일뿐이고 정신과 육체가 건강하며 건전한 사고를 바탕으로 개성을 가진 두 개인을 길러낸 한 개인이면 됐다. 

  

요즘 질풍노도하는 딸에게, 외모나 성격, 자신의 능력, 집안 사정, 가족관계 등 자신에 관한 상황들을 객관적으로 놓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자기규정에 혼란을 겪고있는 아이에게, 훗날 딸이 엄마가 되면 선물하려 간직했던 육아일기를 선물했다. 세상의 모든 생명들은 제 엄마에게서 단 한 존재로 태어나 각기 다른 소중한 순간순간들을 거쳐 지금의 모습에 이른거라는 단순한 사실을 느끼게 해주려고. 


옆구리 찔러서 받아낸 편지에 딸은 이렇게 썼다. 

엄마의 일기를 읽고나서 제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습니다. 아무리 지금 제 자신이 만족스럽지 않아도 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았습니다...이제 좀 순해지도록 노력할게요... 

영악한 아이가 엄마의 의도에 장단 맞춰준 모범답안이었는지도 모르고 좀 순해지겠다는 다짐도 일시적일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지켜봐주는 사랑을 할 때. 난 눈물겹도록 희생을 감내하는 어머니이고 싶지도 않고 짜장면 안좋아한다고 애써 말하는 어머니이고도 싶지 않다. 

때로는 현명한 길잡이가 되어주고 때로는 비빌 언덕이 되어주고 때로는 푸근한 품이 되어주고 때로는 유능한 코치가 되어주고 싶다. 쓰고보니 결코 쉬운 경지가 아닌걸 내 깜냥에 지나친 포부인지 모르겠다. 뜻은 그러하나 영 힘이 딸리면 아이들이 내게 말하듯 유치하나마 농담하면서 함께 웃을 수 있는 엄마로라도 존재하면서 다만 '안정감'을 주는 엄마이고자 한다. 어느 종교 지도자의 말씀처럼 '태산같은 안정감'을 주는 엄마. 그게 모성으로서의 내 이상형이다. 

...... 

이제까지 말이 거창했을 뿐이고 나의 참실상을 본다면... 

아이들과 싸우지나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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