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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 후진국

마담파덩 2019. 8. 6. 04:29


김민식 -한겨레 칼럼 '내 마음속 후진국' 중에서 


은유 작가가 쓴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을 읽었다. 노동 현장에서 죽어가는 특성화고 아이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고등학생 이민호군은 제주도 생수 공장에 현장실습 나갔다가 죽음을 당했다. 이건 어른들의 잘못이다. 위험한 일을 시킨 것도 잘못이고, 그걸 감독하지 못한 것도 잘못이다.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죽는다. 민호의 아버지는 교육청에 아들의 추모비를 세워달라고 했다. 공무원들이 출퇴근하면서 추모비를 보고 두번 다시 이런 일이 없게끔 매일 다짐하라고. 교육청은 난색을 표했다. 그런 선례를 남기면, 크고 작은 사고가 생길 때마다 세우는 추모비로 교육청 마당이 가득 찰 것이라고 했다. 아버지는 또 한번 좌절한다. 사고가 안 나게 노력을 해야지, 사고가 나는 걸 당연하게 여기고 있구나. 이 나라는 가난한 집 아이들이 공장에서 죽어가는 게 당연한 나라구나.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04604.html?_fr=mt5#csidxf39d82cd7a1150986458dd7ac87dd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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