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놈 학교 설명회에 갔다가 한 반 친구 엄마를 만났다.
전화번호를 물어보길래 번호를 알려주며 이름을 말했더니 어색해 하는 느낌. 사실 그냥 누구엄마면 족하지 우리는.
'여기식으로' 할까요 하면서 저는 누구누구라고 말하니 그 엄마는 '우리식으로' 누구엄마를 더 앞세웠다.
아 어색해. 한국인들과는 그냥 '우리식으로' 해야겠다. 괜히 어설프게 '여기식' 흉내를 내는것처럼 느껴지므로.
'우리식'으로 빠지지 않는 또 한가지. 몇살이세요? 한 살이라도 위아래를 가려야 이후 관계설정이 편해지는 방식일까.
한국에 있을 때 반모임 같은데에 가면 입담 걸걸한 여인네의 입에서 꼭 나오는 소리. "민쯩 까아.."가 떠오른다.
'여기식'을 어줍잖게 시도한 3.4년된 사람과 '우리식'을 자연스럽게 고수한 1년된 사람간 첫 만남의 풍경.
어쨌거나 흔치않는 한국인과의 만남이 반가웠고 무엇보다 머리속이 분주하지 않아도 되는 모국어로의 대화가 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