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나부랭이

보고가 뭔고하니

마담파덩 2015. 9. 16. 22:16



*다음 보기를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근혜는 눈뜨자마자 평소 하던대로 인터넷에 접속하였습니다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포털 사이트'daum'의 메인 화면이 뜨자 대충 빠른 눈놀림으로 훑어보다 한 기사에 눈길이 멈췄습니다'비타민C의 보고감자'그러자 근혜는 문득 그 뜻이 궁금해졌습니다

 

문제위의 보기중 밑줄친 것이 뜻하는 것은

1) 감자에 비타민C가 많다고 보고되었다

2) 감자를 살 때 비타민C가 많은지 잘 보고 사야한다

3) 감자에는 비타민C가 매우 풍부하다

4) 장보고는 감자를 많이 먹음으로써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하여 해상왕이 될 수 있었다

 

위의 '근혜'는 바로 저의 딸입니다요즘 초미의 관심사가 다이어트인 아이인데렌틸콩이 좋다더라 검은콩이 좋다더라감자와 고구마중 누가누가 칼로리가 높을까 등등 검색도 많이 하는중에 아는 것도 많아지는가 보지만가끔 방구석 어디에선가 초코머핀 껍질이 발견되기도 하는 의지와 수족이 따로노는 소녀지요이게 뭐냐고 물으면 공연히 얼굴이 벌개져서는울컥하며 에미에게 대드는

"엄마비타민C의 보고라니보고가 뭐야 보고가

oh~, good question,dear. 한자 교육 받은 세대인 에미의 반짝 강의가 이어집니다

보고란보배를 일컫는 말로서쉽게 말하자면 보물 할 때의 보니라다음 庫창고를 일컫는 말이니라고로寶庫란 보물이 가득찬 창고를 뜻하는 말로서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귀중한 것이 많이 나거나 간직되어 있는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란 뜻이니라...알겠느냐?  

사족으로이건 한자어인데 우리말엔 한자어가 많아서 한자를 알면 처음보는 단어라도 뜻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해줬더니, '아~그래서 한자를 배우는거였구나나 한국에서 학교 다닐때 진짜 한자 싫어했는데...' 

이 때아이팟 들여다보며 건성으로 모녀의 다소 아카데믹(?)한 대화를 엿듣던 아들이 제 여동생에게 껄렁하게 묻습니다

", 넌 장보고가 누군지도 모르지?' 

?????? 

한국역사를 배우는 5학년을 안다니고 캐나다에 온 제놈 여동생을 평소 무지 깔보는 녀석이 '寶庫'에 뜬금없이 묻는 말이 장보고라니거기서 장보고가 왜 나오는데에... 어릴 때부터 사오정끼가 다분했던 녀석은 잘난척할 때도 번지수를 잘못 찾고야 마는군요누가 누굴 깔봐도찐개찐이구먼.암튼캐나다에 살면서 영어가 우선 중요하지만 한편으론 정체 또는 퇴보할 아이들의 한국어가 걱정되기도 하는데우리말엔 한자어가 많아 참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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