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힘

내게 가장 어려운 소통

마담파덩 2017. 6. 23. 23:24


엄마와는 왠만해선 대화를 많이 가지는 것을 피하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요즘 이른 폭염 소식이 있고해서 조심스레 카톡으로 안부를 묻고말았다. 

역시 연락하는 텀을 줄이니 거리가 느껴지신걸까 뭔가 좀 밝아진 느낌? 

요즘 혜민스님 책을 읽었는데 넘 좋아 눈물까지 흘리며 읽으셨노라는, 그래서 내게도 보내주고 싶으시다는, 

한권만 달랑 보내기도 뭣하니 혜민스님의 다른 저서도 한권 사서 너무 좋더라는...

엄마가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좋게, 흡족하게 긍정적으로 말하는 거 첨보는듯 해 신기할 정도였지. 


법륜스님과는 딴판이라는 코멘트를 덧붙이시며. 법륜스님은 부모가 아이가 성인이 되면 정을 끊어라, 자녀는 부모에게 완전히

독립해라. 부모가 자녀를 돌보는 것은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지만 자녀가 부모를 돌보는 것은 하면 좋지만 안한다고 도리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고 가르치시는 분이니 엄마 구미(?)에는 좀 안맞는 구석이 있기도 했을터. 

그런 엄마가 혜민스님의 좋은 가르침을 읽고 감화를 받아시고 마음이나 생각에 변화가 있으셨나 하는 의아함까지 느껴지는중 

어떤 부분이 그리 다가오셨냐 물었더니...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 지금도 엄마 엄마 눈물이 나서 사랑해라고 문자를 보내고 울었다고...

지금도 출국을 하려하니 엄마가 걸려 마음이 안좋다고 했다고 마음이 참 따뜻한 사람이라고... 


아, 그러면 그렇지. 그걸 읽히고 싶으셨구나...책의 그 부분에 감화를 좀 받아서 너도 엄마생각좀 해다오... 

위로와 희망을 주는 혜민스님 글을 읽고 우리엄마가 좀 씩씩해지셨나 했더니 70이 넘어 무슨 글을 읽고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바뀌길 

기대하는 것은 과도한 기대이리라. 

책 잘 읽겠노라고 하고 점심 맛있게 드시라고 맺은 인사끝에 또 이젠 늙어서 맛있는게 없어... 늙는건 슬픈 일이야... 

어쩌겠어요. 누구나 그리 되는 걸. 그러니 사는동안 최대한 좋게 기쁘게 사는수밖에요... 

너는 어쩌면 감정이 그리 메말랐니...늙으면 죽을 날이 가까워오니 슬프다는 건데... 부모가 죽는데 슬플일 아니라는 자식은 너 하나일거다... 

단지 슬퍼해봤자 소용없으니 늙었어도 허락된 건강에 궁핍하지 않은 노년에 감사하며 잘 지내야 한다는건데... 

넌 멀리서 부모가 그립지도 않은가보구나... 


Ah, that's the point! that's what she'd like to say!!! 

언제나 가슴에 담아둔 원망은 하나. 

네가 멀리가서 사는 건 부모를 버리고 간 것이며 행복하게 잘 사는 것도 사실은 부모버리고 저만 희희낙락하는것이고 

힘들게 사는 것도 부모 가슴에 못박는 일인 것이며... 


어쩌라구요. 

당장 한국에 돌아가서 남편과도 깨가 쏟아지게 살고 경제적으로도 풍족하고 엄마 곁에서 우리엄마 늙는거 슬프다 엄마 늙지마 엄마 죽으면 난 어떻게 살아하며 가끔 울며불며 몸부림 치고 우리엄마 최고, 아버지 때문에 진짜 외로우셨겠다. 아버지가 나쁘다..아버지를 막 야단쳐서 엄마 고소하게 해드릴게, 아버지를 마구 미워해서 엄마 위로해드릴게...엄마 우리 호텔 커피숍에 우아하게 차 마시러 가요. 비행기 타고 여행 가실래요? 


딸이 크면 늙어가는 엄마에게 엄마가 되어야 마땅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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