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힘

사과

마담파덩 2017. 1. 2. 06:51


예전 활동했지만 지금은 거의 방문조차 안하고 있던 종교까페를 모처럼 들어갔다가 예전 내가 썼던 고민글을 보게됐다.

드세고 꽉막힌 사람들틈에서 숨막히고 미치고 팔짝 뛸것같았던 상황에서 약자중의 약자인 내 아이들이 못난 어미에게서 받았던

화를 발견했다. 아, 나 그랬었었드랬지... 그 꼬맹이들이 지금은 내 키를 넘고 거짓말도 살살 하며 함께 영화를 즐기고

농담하며 웃고 여전히 가끔 혼내고 아직은 내 옆에 남아있지.

갑자기 울컥, 아, 나 참 가끔 나쁜 엄마였구나. 그런데 나 참 그때 힘들었구나. 지금이라면 그 세월을 어찌 대할까. 그때와 같을까.

참 많은 것이 변해있다는 생각.

불러서 그때 참 미안했다는 말을 해야했다. 안아주며 미안하다고 말하는데 눈물이 터졌다.

급당황하는 녀석, 기억도 안나는데 뭘...

지금보다 열살쯤 엄마도 어릴 때 그 미친 화병을 다룰줄 몰랐어. 미안하다. 너한테 터뜨려서는 안됐는데.

그 대상으로 향해 달려들었어야 했나. 그럼 살면서 억울함이 덜했을까. 그리고 내 새끼들을 보호할 수 있었을까.  

지금은 멀리 떨어져 무관한듯 살아가는 그들은 아무런 느낌도 갖고 있지 않을거다.

무지,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타인에 대해 둔한 감각을 갖고 있는 것은 탓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잘못이 아닌것은 아니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뿐.

그것이 어디에서 왔건간에 나로인해 받았을 그 고통은 내가 어루만져 주어야만 한다. 이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알게모르게 무의식속에 응어리진 상처로 인해 또 다른 약자에게 풀어냄으로써 악순환이 되지 않도록. 내 대에서 끊는 노력을 나는 해야만 한다. 기필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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