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에 관련하여 실패라 하면, 한 '이주공사'(왜 '공사'라 하는지 번번이 의문이지만 어쨌든)를 선택한 일을 그리 말할 수 있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주권을 받아냈다는 것을 성공이라 편의상 규정하겠습니다.^^
2년 전 가을, 한 이민업체를 찾았습니다. 이민 희망자로선 쌩초보로서 전문인련이민에 대해 설명들었고 당시 1000케이스의 쿼터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업체에 맡겨도 될 것을 굳이 일을 어렵게 만들려는 무슨 업보가 작용했던 것일까요.
소위 '정보'라는 것을 찾기위해 한 인터넷 까페에 들락거린 게 덫이었습니다. 그 까페에서 -정확히는 그 까페를 운영하는 이민업체- 여는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고 덜컥 일을 맡겨버렸지요.
경찰서에 동사무소에 분주히 다니며 뗀 모든 서류를 업체에 보내고 설악으로 캠핑을 떠났습니다. 이젠 화살이 내 손에서 떠났어 마지막일지 모를 설악 단풍이 어쩌구 저쩌구..너무 일찍 터뜨려준 샴페인에 김칫국을 안주삼아...
11월 초순, 서류를 발송하게 되었는데 cic 사이트에서 접수현황을 부정기적으로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당시 저의집 '주신' (글쓴이 주: '주신청자'의 줄임말로 이민 신청당시부터 지금까지 호칭이 된) 의 해당직종은 초스피드로 쿼터 마감을 향해 가는중이었죠. 걱정이 돼 업체에 문의했더니 그런 사실도 모르고 있던 그들은 걱정말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그때의 의문은, 과연 쿼터가 의미하는게 무엇이냐? 저는 접수된 수가 아니냐는 것이었고, 그들은 승인된 수라 주장하더군요. 서류를 실은 비행기가 날아가는 도중에 저의집 주신의 직종은 셔터를 내리고 말았습니다.
아, safe~~~! 판정을 받지 못한채 업체의 자신만만한 위로를 애써 믿으며 시간을 보내는데 불확실성 만큼 사람을 미치게 하는것도 없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아니면 아닌줄이나 알았으면 좋으련만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니...
노심초사하는 마음에 저는 기도를 했습니다. 부처님, 이번 일이 뜻하는대로 잘 마무리되면 캐나다 땅에 가서 포교를 하겠습니다! 이런.. 부처님을 상대로 그런 발칙한 거래를 하다니!! ^^
해가 바뀌도록 소식이 없었습니다. 도.대.체. 어찌된 판국인지나 알았으면 싶었죠. 업체에 요구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나 알자 좀좀좀!
이런 과정에서 그들은 좀체 연결도 되지않고 알려주는 바가 없지요. 계속 잘 될거니 기다려라는 말만...
하도 답답해 cic에 문의메일을 보냈더니 쿼터 마감 후 도착해서 언제 날짜로 돌려보냈답니다. 승인된 수라며? 하는 원망하는 마음을 애써 누르며 그 사실을 알려주었을 때도 so what?의 태도. 4개월만에 서류를 돌려받았는데 참 허탈한것이...
한바탕 해프닝을 벌인 느낌에 어찌나 약이 오르던지, 화병 나겠더군요. 마음을 비우고 있다가도 벌떡 일어나 '아니다, 예서 말 수는 없다 고지가 바로 저기는 아니지만..' 하면서 cic사이트에 코박은채 열심히 들여다봤습니다. 뭔 방법이 읎나...밤새 사이트를 보며 AEO에 대해 주정부이민에 대해 알아보다 날이 밝으면 '주신'을 쪼고 그러다 좀 다투고...
그러다가 이민법이 바뀌네 어쩌네 말이 나오고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니 또 홧증이 도지면 업체 사장에 -그 유명한 모씨..-전화걸어 항의하던중 결국 그 자의 입에서 나온 AEO 제안에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전혀 경력없는 직종에 2-3천 받고 알선하는 그 사기 제안에 깨달았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전문인력이민은 원래 별 신경쓰는 고객이 아니라는 것을. 그냥 서류받아 끼적끼적 번역이랍시고 해서 페덱스 불러 보내는 작업에 불과하다는 것을.
결국 '소송걸라'를 끝으로 그들과의 파트너쉽은 막장으로 가고있었습니다.
7월이 다가오면서 다행히 직종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발표가 나왔고 대신 쿼터가 반으로 줄었습니다. 좋아 한번 해보자 막차다 하는 절박감이 있었는데 그들은 이런저런 소식을 주지도 않더군요. 준비된 서류를 이미 갖고있으니 울며겨자먹기로 다시한번 그들과 파트너쉽을 가질 수밖에 없었죠.
접수를 한후 첫해와 다르게 카드결제에도 감지덕지 기뻐하고 언감생심 '파일넘버'를 너무 빨리 바라면 벌받을 것 같으면서도 그 '반송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어 전전긍긍했습니다. 몇달이 지나도록 반송인지 리젝인지 도무지 그 몹쓸 불확실성을 없애고자 CIC에 문의메일을 또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두 달전 승인메일 보냈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아. 이 인간들이 도대체... 돈 내고 일을 맡기고도 가르쳐줘가며 일을 해야 하나.. 무슨 회사 업무시스템이 사장만이 회사 메일을 독점하고 있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만 들어야 했죠.
그쯤되니 그들에게 무슨 프로페셔널리즘은 너무나 당치도 않은 이야기가 되고 그저 일만 잘 마무리되기를 바랄뿐이었습니다.
다행히 생각보다 일이 빠르게 진행되어 올해 초 영주확인서를 받았으니 그간의 캐나다 이민수속과정은 그야말로 '악.전.고.투'로 기억됩니다. 이민업체 선정은 잘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맡기더라도 본인이 직접 공부하며 '알고'해야 한다는 것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캐나다 이민, cic사이트에서 시작하라!
전 그 업체와의 일을 개인적인 경험으로 여기고 있었는데, 가끔 이곳 까페에서 사기우려가 짙은 이민업체가 거론될 때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휴.. 그럼에도 불구하고... I got it!! 외치고싶은 심정이랄까. 그래서 이제 '랜딩'을 준비하며 저의 집 '주신'과 저는 가끔 농담합니다. 그런 뭣같은 사기꾼 만나서 애먹었는데도 결국 가게 되는걸 보면 우린 캐나다가 불러서 가는거라고...
그런데 끊임없는 정글도 아니고, 그 다음은 해외이사업체가 또 사기를 시도하네요. 아..틈이 있으면 어떻게든 '뜯어먹으려 달려드는' 우리나라일까요? 눈에 힘 빡 주고 '어림없어! 뜯어먹힐 내가 아냐!!'를 얼굴에 뿜고 살아야 하는 걸까요?
순조로운 분들도 많이 계실텐데, 저의 경우 캐나다로 가는 대장정에 유독 좀 소모가 많았던듯 싶습니다.
캐나다에 가면, 저의 집 '주신'의 비전대로, environment, professionalism, humanity를 구가하며 살 수 있을까요? 눈에 힘좀 빼고?
참, 이민신청 재수(?)할 때는 기도 내용이 바뀌었습니다. '세세생생 지은 인연과보를 모두 받아들이겠습니다...'^^
캐나다가 부르니 각종 악당을 물리치고 이제 인연따라 가보렵니다.
하여, 오늘은 출국일 D-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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